홍학의 자리 - 정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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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 정해연
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시오.

처음 감상평: 웩
나는 미자와 성인의 관계를 (그것도 마흔다섯과 열여덟의) 미화하는 작품이 너무 싫다. 극도로 혐오한다. 그치만 최대한 그 관계를 배제하고 포커스를 추리에만 맞추고 읽어 보도록...

의문점
채다현의 휴대폰은 집 안에서 발견, 유의미한 통화 기록 X
ㄴ 소지하지 않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 문자 기록은? 나쁜 짓 하자는 문자와 빠져나가라는 문자는? 세컨 폰이 있던 걸까?
김 선생이 1층 순찰 돌 시간 동안 사건 수습을 전부 마칠 수 있었다고?
ㄴ 퇴근 후 경비원이 순찰을 마쳤다고 하는데 그럼 3층도 확인했을 거고, 밤이라 안 보일 순 있어도 피 냄새가 나거나 이상한 점은 분명 느꼈을 텐데?

김준후
준후의 뻔뻔함이 날 아주 분노케 했다.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라는 같잖은 핑계조차도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페도필리아 그루밍 범죄 가해자는 심지어 다현을 사랑한 것도 아니다. 사랑? 다현을 조금도 동정하지도 않았다. 그녀를 사랑했다면 본인에게 무슨 낙인이 찍히든 살아 있을 수도 있을 마지막 희망을 걸고 즉시 신고했을 것이며, 이미 사망했더라도 너무도 불우한 그녀가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덜 억울하도록 최대한 가해자가 밝혀질 수 있게 신고했을 것이다. 물에 빠뜨려? 이건 그저 수사를 혼란스럽게 하고 사인을 알아 볼 수 없게 하겠다는 것과 같다. 제대로 된 사람이면 애초에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겠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시체 유기까지 할 생각을 하진 않는다. 사흘 뒤 떠올랐지만 만약 안 떠올랐다면? 완전 부패될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럼 더더욱 그녀의 사인과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웠겠지. 
 
그 아이의 미래를 빼앗을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으니 가해자가 밝혀져서 처벌받아야 한다? 이런 뻔뻔한 사람이 있나. 그녀가 공격당하기 전부터 준후는 그녀의 미래를 빼앗았다. 어른이 필요했던 아이를 보호해 주고 지원해 주는 게 아니라 권태로운 본인의 삶의 성욕 처리 도구로 사용한 것 뿐이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도 이 쓰레기는 본인이 뱉은 말도 회수한다. 본인의 뜻대로 수사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으니 갑자기 진실이 밝혀지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얘는 다현에게도, 황권중에게도, 와이프에게도 쓰레기다. 영주가 싫어서 차라리 다현을 죽인 게 영주였기를 바라는 게 인간이야? 
 
끝까지 읽고 나니 이 쓰레기는 정말 최악이다.... 내가 왜 이 부분을 캐치 못 했지? 정액 제거 후 옷을 입혔는데 익사 상태였다는 걸 보고 알았어야 하는 건데. 그리고 동성이었다는 건 진짜 예상 못 했다. 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인정. 
 
영어 선생님
매혹적으로 어필하고자 하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마흔 살 미혼 여자. 정말 불필요한 쓸데없는 정보다. 그렇다면 이건 복선일까?
- 놀랍게도 끝까지 아무것도 없었다. 걍 쓸데없는 말이었던 것이다. 
 
선고

징역 2년 집유 3년, 그것도 실형은 미자 의제강간죄? 약한 처벌에 대한 현실 반영, 현실 풍자 하는 건가? 과실치사, 사체 유기에다가 미자 의제강간죄가 징역 2년밖에 안 나온다고? 게다가 실형은 미자 의제강간죄 뿐? 자살했다고 생각한 사람 의도적으로 물에 3일 담궜다가 은밀하게 인적 드문 호수에 유기하는 게 집행유예다? 

 
작가 후기
불행한 어린 시절이 이 사회를 파괴하는 끔찍한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고 경고하는 게 스릴러다? 그래서 김준후를 통해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여 줬나? 아니다. 내가 본 책에선 그 의도를 보지 못했다. 내가 본 건 채다현의 불행한 어린 시절이 얼마나 사람을 무기력하고 고통스럽게 사망하는 피해자가 되는지 보여 준 것 뿐, 사회를 파괴하는 끔찍한 범죄자? 채다현이 잘못한 거라곤 질투심에 아내에게 상처준 것 뿐이다.
 
김준후에게는 인정 욕구가 있어 채다현을 통해 해소? 이 책은 인정 욕구의 무서움을 나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최소 김준후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비교만 당하고 맞으면서 자라 와 인정을 전혀 받지 못해 인정 욕구가 큰 사람으로 자라났다... 고 해도 도덕 관념을 잃은 미친놈으로 성장하는 건 이상하다. 그러나 작가 후기에선 채다현을 도덕 관념 잃은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불우한 환경에서 만 16세 미만의 아이가 약 만 43세인 성인에게 그루밍 범죄를 당해 제대로 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건 도덕관념 상실로 보고, 김준후는? 채다현의 구애를 받아준 것부터가 도덕 관념 상실이다. 이 책 읽으면서 이해 못 할 장면들이 많았지만 작가 후기가 제일 이해 안 된다.
 
토론할 점
나는 밀리의 서재의 리뷰에 더 놀랐다. 이 미성년 그루밍 범죄에 대해 이야기하고 불쾌감을 표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없을 수가 있나? 내 친구들은 이 책 처음 두 페이지를 읽자마자 놀라서 카톡 오고 난 너무 불쾌해서 이걸 내가 소비하고 읽어야 하나 생각까지 들었는데? 근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 설마 다현이가 남학생이라 한국인 반응이 이런 반응이었던 거 아닐까? 최근 J의 추천으로 봤던 메넨데즈 형제의 이야기가 (실화) 생각났다. 남성은 성폭행을 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70년대의 미국 남성들의 의견이 생각났다. 나는 이 소재, 이 설정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로도 화가 나고 감점 요소가 됐다. 근데 밀리에서 이 책은 3169개의 리뷰를 가지고 4점을 유지 중이다. 이해할 수 없다. 
 
북클럽 토론 (12월 8일)
sexuality를 작가 본인의 '반전' 포인트로 사용한 것. 동성애가 이용당할 소재가 아님에도 이용했어야 했나? 도덕적으로 좀...
ㄴ 굳이 그렇게 표현해야 하나?
여성인 것처럼 묘사하며 독자에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했으면서 뒤늦게 아무렇지 않은 척 남학생임을 공개하면, 마치 우리가 편견에 가득차 동성애를 생각 못한 것처럼 만듦.
공개됐을 때 살인에 대한 퍼즐 조각이 맞춰져야 하는데, 퍼즐이 성별이 되어 버린? 반전이 생겼을 때 사건에 대한 떡밥이 차자작 맞춰져야 하는 건데 갑자기 성별에 대한 떡밥이 맞춰지는? 이 책의 포인트는 사건 추리가 아니라 성별 추리야?
이런 소재를 과하게 다 흩뿌려 놓고 재미로 간주되길 바람. 소설적 허용을 넘어서는 것 같다. 작가가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이 더 화나게 함.
김준후는 인정 욕구라는 말 하나로 표현되기엔 너무 끔찍하고 역겨운 사람인데 작가가 이해되지 않는다.
자극적인 거 다 때려 넣는다고 좋은 추리소설이 되는 건 아님.
왜 꼭! 미자였어야 했는가. 대1과 5~60대 교수로 표현했어도 말이 되는 금단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였을 수도 있는데?
작가가 책을 잘 썼다고 자아도취해 있는 작가의 말이 더 빡쳤다. 작가가 본인의 인정 욕구를 위해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다 때려 넣었다.
작가의 역량 이상의 소설. 문체가 어렵지 않았기에 청소년 소설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성인 장편 소설을 쓰려고 이상한 설정 때려 넣었다가 대차게 망했다.

내 평점: 2/5
- 캐릭터 설정 (-1), 갑분 영어선생님 (-1), 작가 후기 이해 안 됨 (-2), 반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