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백수의 한국 여행 일지 ep. 3 (29일~

Chapter 9. 29일

‎ ‎ ‎ ‎ 29일에는 뭐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거 보니 별거 안 한 것 같은데.... 릴스 보니까 알겠다. 아침에는 동생 옷 사러 이마트에 갔고 나도 옆에 있는 곳에서 바지랑 얇은 레깅스 하나 샀다. 호주에서 안 입을 것 같은 옷은 사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추우니까 사게 되었다. 제발 살려 줘~ 그리고는 이모와 함께 삼겹살 집 가서 진짜 꿀맛 점심을 먹었다. 동생이랑 나랑 둘이서 삼겹살 4.5인분 먹고 난 냉면, 동생은 공기밥 2개 해서 먹었다. 한국 와서 그때까지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는 한 적이 없었어서 둘 다 눈물 흘리며 (과장) 먹었던 것 같다. 그러고는 나와 엄마만 외할머니네 돌아와서 저녁으로는 할머니표 떡만두국 먹었다. 그러는 엄마랑 이모는 백화점 쇼핑 가셨고 나는 시내에서 더 놀고 싶어서 백화점까지 부탁드렸다. 이왕 거기 간 김에 이모랑 코트도 구경했다. 한국에서 코트를 사려고 했었는데 전에 갤러리아 갔을 때 뭐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한참을 헤메었었거든. 그런데 이모는 거기 로컬이고 패션도 좋아하시니까 이모 의견을 듣는 게 나을 것 같았다. ㅎㅎ 그러고 마음에 드는 코트를 찾았고 이모가 졸업 선물로 그걸 사 주셨다! 아싸,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 ‎ ‎ ‎ 그 이후에는 길 건너 시내 가서 혼자서 네 컷 사진도 찍고, 노래방도 가고, 카페도 가서 종이 일기장도 업데이트했다. 나는 제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우리 가족과 오래 함께하면 함께할수록 기 빨리고 힘들어.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서로 마음도 안 상하고 온전한 휴식을 가질 수 있어.

‎ ‎ ‎ ‎ 그리고 집에 와서는 내가 찍은 두 개의 네 컷 사진을 할머니께 드렸다. 할머니가 내가 10학년 포멀 때 찍었던 사진을 인화해서 가지고 계시더라고. 그래서 뭔가... 새로운 인화 사진을 드리고 싶었다. ㅎㅎ

Chapter 10. 30일

‎ ‎ ‎ ‎ 이날은 아침에 서울까지 가지고 갈 짐을 전부 싸고 이모를 기다렸다. 왜냐하면... 엄마, 이모, 사촌 언니, 사촌 동생, 그리고 할머니까지 여자 여섯 명이서 파라다이스 시티 호캉스를 간 날이었기 때문이다. 야호~  

‎ ‎ ‎ ‎ 여섯 명에서 낑겨서 차 타고 도착했고 사진 좀 찍고 둘러본 후 체크인 하고 나서 다시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간단하게 챙겨 온 점심을 먹었지. 김밥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집 김밥은 나름 맛있었어. 이거 다 먹고 언니랑 사촌 동생이랑 나랑 이렇게 셋은 WONDERBOX라는 실내 놀이공원?에 갔다. 엄청 예쁘고 어둡게 꾸며져 있었다. 그런 보라색... 네온 같은 분위기? 그런데 돌아다니다 보니 정말 아기들을 위한 놀이공원이라는 걸 알게 됐다. ㅋㅋㅋㅋㅋ 그런데도 우리는 재미있게 놀았어. 뽕은 뽑아야지~ 이런저런 놀이기구 다 타고 마지막으로는 대형 미끄럼틀까지 탄 후에 앉아서 츄러스 먹었다. 그거까지 먹고는 다시 어른들 만나러 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