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백수의 한국 여행 일지 ep. 2 (25~28일)

아니... 23일까지 써 놓고 너무 바빠서 아무것도 못 하고 벌써 2월 5일이 됐네.... 그 사이에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 시간 날 때마다 동생 서피스 들고 카페 와서 쫌쫌따리 써야겠다. ㅋㅋㅋㅋㅋ 인스타그램 업데이트도 스토리를 전부 하이라이트에 넣기에는 너무 많아서 하루나 이틀에 걸쳐 찍은 사진들을 릴스로 만들어서 올리고 있다. 나중에 한번에 다 합쳐서 유튜브에 올려야지.

 

Chapter 5. 25일

가로수길 투어

‎ ‎ ‎ ‎ 25일에는 그냥 서울 투어? 했다. 아빠 지인 분께서 성형외과를 하시는데 피부 관리를 해 주신다고 하셔서 24일 오후로 예약을 했고, 엄마가 에르메스 카페 마당에 가 보고 싶으시다고 하셨어서 그 위주로 플랜을 짰다. 카페 마당이랑 성형외과 둘 다 압구정/가로수길에 있더라고. 보니까 거기에 케이스티파이가 있길래 가로수길로 갔다가 에르메스 가서 점심 먹기로 했다. 엄마도 전날 가로수길 검색하시곤 아보아보(avouavou)라는 브랜드 가 보고 싶으시대서 거리상 거기부터 갔다. (완전 mbti j형 가족 같죠?)

‎ ‎ ‎ ‎ 신사역에서 내려서 아보아보에 도착! 너무 색감이 예뻐서 놀랐다. 엄마가 졸업 기념으로 수트를 하나 해 주고 싶으시대서 여러가지 입어 봤는데 검은색이 제일 무난한 것 같아서 검은색 수트로 이것저것 입어 봤다. 선택하고 바지 길이 수선 맡겨 놓고 케이스티파이 갔다. 케이스티파이에서는 한참을 기다렸는데 직원이 한 명뿐이라 너무 바쁘셔서 약~ 간 짜증 났었다. 그치만 어쩌겠어 알바생은 잘못이 없는걸! 디자인 이것저것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귀여운 스타일로 주문했다. 그러니까 나중에 문자 오면 오라는 거야. 하.... 그래요, 알았어요. 그러고 가로수길에서 더 뭐 보고 싶었는데 어차피 나중에 (케이스 픽업하러) 또 올 거니까... 엄마도 점심 드시고 싶으시다니까 에르메스로 출발! 엄마가 추우시대서 택시 타고 갔다. 

‎ ‎ ‎ ‎ 에르메스 카페 마당의 음식은 괜찮았다. 맛있었다. 그치만 그 가격이면 맛있어야죠? 한국에서 음식 가성비 안 좋다, 저렴하면 맛없거나 자극적이고 비싸면 맛이 조금 있어도 양 적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는 양도 적당하고 맛있는 음식이 나왔다. 우리가 시킨 건 무슨 버섯 리조또와 새우 토마토 파스타. 그리고 완전 비싼 차 음료들. 메뉴 찍어 놓은 게 있으면 올려야지.

‎ ‎ ‎ ‎ 그 이후에는 에르메스 구경했다. 티파니에서 팔찌를 산 이후로 팔찌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에르메스에서도 가죽 팔찌를 해 봤는데 예쁘더라고. 근데 내부는 촬영이 안 된다고 하셔서 팔찌 사진을 못 찍었다. ㅠㅠ 가격을 봤는데 무슨... 세금 환급 받는다고 해도 호주가 더 싼 거야.... ㅋㅋㅋ 호주에서 사서 세금 환급을 받아서 왔어야 했어.... ㅋ

https://www.hermes.com/au/en/product/rivale-mini-bracelet-H081181CC37T2/

https://www.hermes.com/au/en/product/mini-kelly-double-tour-bracelet-H081182CC37T1/

미니 캘리가 더 마음에 들었지만 더블이라서 과해 보였고, 리볼리는 심플해서 딱 괜찮았다. 호주에서는 660불인데 한국에서는 72만 원이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격 미쳤지. 나중에 팔찌 생각 있으면 하나 사야지, 생각 들더라고.

‎ ‎ ‎ ‎ 에르메스 나와서는 그 성형외과로 가려고 했는데 바이레도가 보이는 거야. 헐! 싶었어. 바이레도 호주에서 비싸기도 하고, 재고도 많이 없고, 다양하게도 없는데 한국에서는 바이레도 매장이 있다니? 구경했지. 이런저런 향을 다 시향해 보고 구매한 향은 inflorecence. 호주에는 안 파는 향이더라고. 엄마는 엄마 친구 분을 위해 블랑쉐 핸드크림 구매. 

젊은이의 피부 관리

‎ ‎ ‎ ‎ 성형외과에 가서는 원장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사실 나는 피부 관리에 관심이 없는데 주변인들이 다 받는 레이저인지 뭔지 피부 관리를 한 번쯤은 받아 보고 싶었다. 진짜 효과가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솔직하게 이야기해 줄 사람이 없단 말이지. 다른 피부과나 성형외과 가 봐도 그 집에서는 영업 사원이 앉아서 날 설득할 거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거기에 홀라당 넘어가는 호구가 되어서 돈 그냥 주겠지. 근데 이 분은 아빠의 지인이시니까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지 않을까 싶었고 정말 그랬다. 피부 관리의 효과는 한 번으로는 못 느낀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네 나이에는 물 많이 마시고, 수분 크림 잘 바르고, 선크림만 잘 발라 줘도 피부가 훨씬 좋아진다. 물 얼마나 마시나? 너 물 너무 적게 마신다 등등. 엄마는 빼고 싶으신 게 있어서 피부 관리 받으시고 나는 그냥 그날 안 받기로 했다. 엄마 받으실 동안 주변에 knotted 도넛 카페가 있길래 구경하고 왔다. 으... 한국인들은 이런 크림 잔뜩 들어간 도넛을 왜 좋아하는 거야... 니글니글하고 맛도 없는데. 그래 놓고는 맨날 살찐다, 다이어트 어쩌구... 저런 걸 드시니까 그렇죠. 쨌든 4개를 사서 성형외과 원장님과 직원 분(병원 내에 딱 2분이셨음)께 드렸다. 맛은 물론 그나마 내가 먹을 것 같은 걸로. 안 받으실 수도 있으니까...? 

‎ ‎ ‎ ‎ 피부 관리 다 받고 다시 가로수길까지 가서 케이스티파이 픽업해 오고 걍 집에 왔다. 그러고는 동생이 3년 내내 노래를 불렀던 동생 추천 김찌 집에 갔다 왔다. 식당 이름은 찌개집인데 이런 이름으로는 도저히 홍보를 할 수가 없다. https://naver.me/5L3vvIbN 여기임. 그리고 굉장히 맛있었다. 통돼지고기가 들어가 있고, 나는 한식이나 밥 잘 안 먹는데 나름 밥 한 그릇을 거의 다 먹었고... 동생은 여전히 맛있다고 칭찬에 칭찬에....

Chapter 6. 26일 

‎ ‎ ‎ ‎ 이날은 첫 한국 여행 일지를 쓴 날이다. 엄마 건강 검진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서 1111을 타고 9시 반까지 고대 안암 병원에 갔었다. 그래서 고대 안암 병원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응급 의료센터 앞인 거다. 아니, 그래서 본관이 어디냐고. ㅋㅋㅋㅋㅋ 네이버 지도에 물어봐도 자꾸 안암 병원은 거기래. (응급 의료센터) 휴... 그래서 앞으로 계속 전진하다 보니까 무슨 도로도 나오고 주차 관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눈 치우는 분들도 계시길래 거기로 올라갔지. 이날이 내가 온 이후로 처음으로 눈이 왔던 날이라서 너무 힘들었다. 추위에 적응도 못하고... 자꾸 미끄러질 것 같고... 자꾸 눈 맞으니까 더 춥고.... 그거 다 견디면서 올라가니까 신관이 나왔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한참을 걸으니까 본관 3층 건강증진센터가 나왔다. 사실 처음에는 못 보고 지나쳐갔다. 코너 돌면 바로 있었는데 정말 알아야 보이는 느낌? 안에서 안내 받고 언제 끝나는지 여쭤 봤는데 모르신다고 하셔서 에? 했다. 아니... 대략 몇 시간 걸리냐구요. ㅠ 근데 진짜 모르시고 나중에야 알 수 있대. 그럼 수면 내시경 하는 환자의 보호자는 밑도끝도 없이 거기서 걍 대기해야 하는 건가요? 진짜 시간 낭비 대박. 그걸 묻지는 않았지만 그냥 네... 했다. 엄마가 CT 촬영을 추가로 하셨는데 내시경 끝난 후라 그때 연락 주신대서 알겠다고 했다. 나는 집에 가는 길에 일단 이 공간을 탐방을 좀 했다. 그 버스 정류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본관 입구랑 멀고 그쪽까지 가려면 미친 듯한 오르막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하철을 좀 타 볼까? 했는데 그건 끔찍한 생각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집에 들려서 오래 있으려다가 굳이 싶기도 해서 그냥 호다닥 노트북과 일기장을 가지고 안암 병원행 버스를 다시 탔다. 환승 개꿀~

K-드라마

‎ ‎ ‎ ‎ 그 앞 스벅에 가서 카페 모카, 자허블 그리고 무슨 소시지...?를 시켜서 앉았고 모카 다 마신 후에는 노트북을 펼쳐서 한국 여행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모든 상황이 너무 K-드라마 같아서 놀라웠다. 병원이다 보니 의료인 분들이 많으셨는데 차트 들고 의사 가운 입고 돌아다니시는 분들.... 커피 들고 다시 돌아가시는 의사 분들... 등등. 부모님과 간단한 커피와 디저트를 먹는 의사/간호사 분들 이런 걸 보면서 너무 K-드라마 같은 거야. 호주에서는 가까이서 전문의를 볼 일이 워낙 없다 보니까 현실성이 없달까? 그리고 안암 병원 스타벅스는 어찌나 예쁘게 생겼는지. 워낙 지대가 높기도 하고, 그쪽 면이 전부 통창인데다가 그날 눈이 계속 내려서 쌓이는 눈과 내리는 눈을 통창 통해서 보고 있으니까 진짜 K-드라마 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 근데 그것부터가 외국인 인증이겠죠? 어떤 한국인이 돌아다니면서 와~ 나 K-드라마 속에 들어온 것 같아~ 생각하겠어. ㅋㅋㅋㅋㅋㅋ

엄마와의 트러블

‎ ‎ ‎ ‎ 엄마 건강 검진이 끝난 후에는 동생이 신림역으로 오래서... 엥? 왜? 굳이? 싶었는데 오라니까 뭔 맛집이 있나 보다 싶어서 가기로 했다. 그 전에 잠시 대학로에 들려서 엄마 마사지 샵을 찾아 주기로 했는데 이때부터 나는 짜증과 빡침이 쌓이기 시작했다.

‎ ‎ ‎ ‎ 사실 기다리는 과정에도 좀 짜증 나고 내 하루를 다 날린 것 같아 기분이 별로 안 좋았는데 엄마가 나오시면서 계속 '아, 왜 이렇게 피곤하지? 왜 이렇게 몸이 쑤시지? 아, 마사지 받고 싶다....' 하시는 거야. 그래서요...? 지금 나한테 마사지 찾아 달라는 거잖아. 하... 나도 할 거 많은데. 한국 온 지 48790173일이 지나서 할 거 없는 사람도 아니고 지금은 여행 초반이라 살 거 할 거 엄청 많을 때인데. 그래서 엄마가 늦은 점심 드시는 동안 나는 엄마 마사지 가게 찾아드렸고, 대학로에 가서는 엄마가 마사지 받으시러 갈 동안 나도 대학로에서 이것저것 쇼핑 할 시간이 생겼었다. 마사지는 한 시간 십 분. 그 말인 즉슨,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 시간 십 분. 텐바이텐이랑 아트박스 가서 둘러 보다 보니 금방 삼십 분이 쓱 지나가서 급하게 힐링 카페 가서 앉아 있었다. 마사지 의자에 앉아 있다 보니 엄마가 곧 끝나실 것 같아서 위치를 미리 보내 주셨는데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거기서 기다리시겠다고 카톡을 하신 거야. 하... 지금 생각해도 열받네. 그래서 네이버 지도 캡처해서 엄마 보내드리고 나는 급하게 짐싸서 엄마 만나러 나갔다. 나간 김에 전에 봤던 스티커와 필통을 사고 싶어서 텐바이텐에서 만났는데 엄마가 춥고 배고프시다고 문앞에서 기다리고 계시니까 눈치 보여서 금방 또 나왔다. 사실 대학로 간 김에 신발도 사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은 없었고....

‎ ‎ ‎ ‎ 신림역으로 출발할 때 혜화에서 이제 출발 (6:04pm) 이라 보냈는데 6시 반쯤 전화와서 아니, 헤화에서 오는 거면 왜 신림까지 와? 걍 거기서 먹지, 이래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났었다. 어쩌라고, 그걸 진작 혜화에서 출발한다고 카톡 했을 때 이야기하든가 지금 지하철 타고 내려와서 2호선 환승하기 직전인데 그 소리를 하면 뭐, 돌아가라고? (생각할수록 열받네) 하니까 알았다, 하더라고. 나중에 가서 보니까 얘는 걍 지가 신림에 있다는 뜻이었고, 다시 마작 치러 밥 먹고 돌아갈 생각이었대. 동생의 배려심은 나에게는 배려심의 축에도 끼지 못해서 나는 항상 얘한테서 배려를 못 받는 느낌이고 지는 엄청나게 나를 배려해 준다고 느끼고. 이걸 대체 어떻게 해야 해? 하... 어쨌든 솔직히 말하면 엄마한테서 화난 걸 엄마한테 풀 수는 없으니까 쌓이기만 했는데 동생이 그딴 말을 하자마자 개빡쳐서 동생한테 뭐라고 한 꼴이 되었다. (여기서 내가 항상 이야기했던 F 기준 상처되는 말은 T에게 전혀 상처가 아니다, 라는 말의 예시가 있는데, 나는 동생한테 너무 화가나서 얘한테 분풀이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어쩌라고 <라는 강한 워딩을 사용한 건데 그게 동생한테는 큰 타격도 없었고 나 때문에 화나지도 않았다는 거.)

‎ ‎ ‎ ‎ 어쨌든 나는 한국 도착 첫 날부터 삼겹살, 양념 갈비, 곱막대창, 닭발 등등이 먹고 싶었지만 한국 도착 5일째까지도 먹지 못하고 고기 못 드시는 엄마를 위해 적당한 타협점인 중화요리집에 갔다. 그런데 맛이 뭐... 그냥 적당히 잘 먹을 정도?였는데 동생은 맛도 없고 직원이 친절하지도 않으니까 불만이라고 계속 주절주절 하는 거야. 제발 그만. 진짜 입맛 떨어짐.... 맛이 있든 없든 나는 옆에서 잘 먹고 있는데 옆에서 한국인들은 너무 불친절하다, 음식점이라고 음식만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도 파는 건데 어쩌구, 음식도 맛없고, 이건 고기가 없고, 탕수육 소스는 어쩌구... 알겠다고. 내가 밥 먹으러 온 거지 동생의 음식평을 들으러 온 거 아니잖아. 나를 향해 부정적인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도 주위에서 부정적인 뉘앙스에 말을 계속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데 그걸 이해를 전혀 못하는지 계속 그래서 그만하랬다. 그랬다가 카페에 갔고, 대충 음료 마시다가 이 자식은 마작 나머지 치러 돌아갔고.

‎ ‎ ‎ ‎ 이때까지 나는 정말 분노 폭발 직전이었다. 아침부터 시간 낭비, 체력 낭비... 의사 가운들을 보며 내가 K-드라마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상상에 잠시 행복했지만 그 이후에도 엄마의 불평 들어드리고 마사지샵도 내가 찾고, 쇼핑 제대로 못하고, 엄마 눈치 보이고, 동생 자식이 오래서 갔더니만 왜 오냐는 전화나 하고, 지가 초대했으면 맛집을 찾아 놓을 것이지 안 찾아서 내가 찾아 놨더니 여기는 이래서 별로고 직원 서비스가 어떻고 부정적인 소리나 하지. 카페에서 음료 먹고 있는데 우리랑 집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냥 마작 치러 돌아가라고 하고 우리만 돌아가지. 와.... 어떻게 이런 하루가 있지 싶었고 너무 열받아서 엄마한테 먼저 집에 가시라고 하고 나는 혜화에서 내렸다. 나에게는 자유 시간이 절실했다.

‎ ‎ ‎ ‎ 혜화에서 돌아다니면서 이전에 거의 못 봤던 신발도 다시 보고, 사이즈 물어보고, 신어볼 수도 있었고 퓨마 신발을 구매했다. 사실 디스커버리 신발을 사고 싶었는데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디자인 2개가 245도 250도 없었고, 퓨마 쪽으로 갔는데 쟈니 얼굴이 보이는 거야. 흠... 예쁘기도 해서 그냥 그걸로 샀다. 대학로를 쭉 돌아보고 옷가게도 몇 개 보다가 찬바람을 맞으면서 걸어오는데 좀 진정이 되더라고. 휴.... 이렇게 나의 26일이 마무리되었다. 

Chapter 7. 27일

‎ ‎ ‎ ‎ 27일에는 아침에 엄마가 외가 가시고 나는 침대에서 뒹굴 하다가 동생이랑 오버워치 하러 피시방에 갔다. 그러고는 피자를 먹었고. 동생은 자꾸 자기는 뭐든 먹으니까 내가 원하는 거 먹으라고 하는데 이 말이 너무 빡친다. 절대 뭐든 먹지 않는 애가 그딴 소리나 하고 있으니까 걍 불편하기만 해. 뭐든 안 먹는다는 말은 맛없으면 걍 아예 손도 안 대고 안 먹는데 자기는 24시간 이상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으니까 누나가 좋아하는 거 먹으러 가서 자기는 손도 안 대도 상관없다 이 말이거든. 개불편함. 집 근처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먹고 싶었는데 (쓰레기 집으로 가지고 오기 싫어서) 테이크아웃만 되는 곳이라 가지고 왔다. 그러고는 동생은 마작 치러 나가고 나는 2시 반 피부 관리 예약 받으러 갔다. 가서 뭘 받았더라...? 그런데 무슨 전기... 자극을 주는 그런 것도 받고.... 그래서 2월 7일인 지금 생각하기에 피부가 좋아졌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근데 한 번으로 효과를 볼 거라고 생각 안 하긴 해서 별 생각 없다. 갔다가 아보아보에서 수트 픽업했다. 저녁에는 아는 언니 만나서 대한곱창 가기로 했는데 거기까지 수트 들고 가고 싶지는 않아서 집에 들렸다. 와, 그런데 2호선의 지옥을 또 다시 경험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인의 볶음밥라이팅

‎ ‎ ‎ ‎ 저녁에는 군자역 근처의 대한 곱창을 갔다. 근데 이건 한국 음식점 특징이고 상술인데... 너무 비싸고 양이 적다. 음식이 맛없다는 건 아니다. 그치만... 곱창은 원래 다 그 맛 아닌가? 어쨌든, 그게 문제가 아니다. 세트에 구성을 마치 많이 주는 듯 많이 안 줘서. 나는 곱막대창을 먹고 싶은 건데 세트에 소시지, 감자, 떡 등등의 탄수화물로 다양하게 구성해 둠. 그리고 한국인은 밥이지~ 한국식 디저트는 볶음밥이야~ 하면서 볶음밥 추가 주문을 유도하고. 1인분을 시켜도 이게 1명이 든든하게 먹을 양이 아니라 곱창 1인분은 그냥 한 명이 곱창을 먹고 볶음밥 1인분을 추가했을 때 적당하게끔 나오는 양? 나는 양이 적은 편인데도 이렇게 느끼는데 보통 사람들이나 많이 먹는 사람들은 무조건 2인분은 먹게 될 듯. 그럼 식비를 어떻게 감당하나? 진짜 관광객인 나도 3년 사이에 너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나는 한국 외식 값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저렴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다. 

Chapter 8. 28일

‎ ‎ ‎ ‎ 일어나서 집 청소를 했다. 외가로 이동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음쓰도 버리고, 일쓰도 버리고.... 집이 워낙 엉망이라 정리도 좀 하고. 현관에 나와 있는 축구공 신발장으로 넣기? 이런 거. ㅋㅋㅋ 제발 정리 좀 해 주세요. ㅠㅠ 그리고 더럽다와 어지럽다의 차이를 모르시나. 아빠는 깨끗하시지만 지저분하시고 (정돈이 되어 있지 않고 어수선하다) 나는 더럽지만 지저분하지 않다. 나는 이런 어수선한 방을 보면 너무 머리 아프고 어지럽고 생각이 똑바로 되지 않아. 그치만 쌓인 먼지 같은 건 흐린 눈 하고 지나갈 수 있지. 아빠는 곰팡이, 물때, 먼지, 머리카락 이런 걸 못 견디시지만 이런 방에서는 생활 가능하시고. 그게 바로 차이지.

‎ ‎ ‎ ‎ 그리곤 외가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온 가족 다 만나고... 치킨, 피자 등등 먹고. 나중에는 사촌 언니, 사촌 동생 그리고 동생이랑 함께 시내에 나가서 놀았다. 동생이 싫다고 버텼지만 결국은 수긍한 네 컷 사진도 찍고, 카페에 가서 음료 마시면서 수다 떨다가 노래방도 가고. 사람이 4명이니까 시간제였던 파티룸에 갔는데 재미있었다. 이제 작은 코인 노래방 룸에 처박히기 싫어졌어요~! 그러고 외할머니네서 또 잠들고. 별거 없지만 은근 재미있었던 하루였다.